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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탐구생활-인도

인도의 베니스, 우다이푸르의 저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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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아름다운 호수 도시, 우다이푸르"


다른 여행지도 아니고 너무나 넓은 인도에 가기 전, 인도통인 사람들에게 "어디가 가장 좋았더랬어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저마다의 경험과 여행지에 대한 기호가 다르기에 사람마다 다른 답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물어본 이가 머쓱하게 결론은 그냥 "니가 끌리는 데로 가세요"이긴 하지만, 그래도 객관적인 기준(꼭 봐야할 상징성, 보편적 기호, 이동 거리 등등)으로 꼭 가야 할 곳을 꼽아보자면 화장터가 있는 동부의 바라나시, 인도답지 않게 기후가 선선한 북부의 다람살라, 그리고 사막의 한가운데 있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 서부의 우다이푸르가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입을 모아 좋은 기억으로 이야기하는 인도의 추천여행지.

개인적으로 다람살라를 빼고 두곳을 가봤더랬는데, 인도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바라나시도 좋았더랬지만, 특히나 우다이푸르는 "인도에서의 마음의 고향"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좋았던 곳. 혹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라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지만 그 정도로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곳은 아니고, 아름다운 풍경보다도 드넓은 인도 여행하느라 지친 여행자에게 어느 곳보다 마음의 안식과 휴식을 줄 수 있는 곳이었기에 그토록 좋은 곳으로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라. 올 여름 휴가에도 짧게나마 내 인생의 세번째 인도여행을 계획 중인데, 우다이푸르는 마치 고향을 가는 두근거림으로 다시 방문해야 할 내 인도 여행의 거점이자 종착지다.

나에게 우다이푸르는 인도에서 가장 친절하면서도, 순수하며, 그럼에도 세련되었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곳이라 아직도 메일과 통화로 안부를 묻곤 할 정도로 친구도 많이 사귀었을 뿐더러, 심지어 외국에서 온 배낭여행객들과도 가장 많은 교류를 나눴던 곳. 그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건 이 도시가 피촐라 호수란 호반을 중심으로 형성된 자그마한 도시이기 때문. 물론 새로이 조성된 신시가지나 외곽까지 합치면 꽤 넓은 지역이긴 하나, 여행자의 반경에서는 다니는 동선이 뻔한지라, 며칠 묵으면서 길을 걷다 보면 마치 동네 마실 나간 것처럼 사람들이 눈에 익게 되고, 금방 친해지게 되며, 서스럼 없이 맘에 문을 열고 놀게 된다는 것이지.(꼭 장삿속이 아니더라도 우다이푸르 사람들은 유독 외국인들에 호의적이며, 우다이푸르를 방문한 외국인들도 도시의 여유로운 분위기 덕분에라도 현지인들에게 편하게 마음을 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그렇기에 난생 처음으로 외국 나가서 외국인의 집에서 잠도 자보고, 인도 친구, 서양 친구, 한국 친구와 어울려 매일밤 술도 진탕 먹었고, 물건을 몇 번 사며 친해진 장사꾼들과 함께 호객행위도 해 보고, 예향의 고장이라 장인들의 화방에서 인도전통그림도 배우고, 꼬마들에게 '묵찌빠' 게임도 가르쳐 주며 함께 이마에 '땡꽁'을 때리고 놀며 마치 일상생할을 하듯 시간을 보냈던 인도의 우다이푸르. 또 다시 가서 그곳의 친구들과 반갑게 재회의 인사를 나눌 우다이푸르를 피촐라 호수를 중심으로 한 평온한 저녁 풍경과 함께 '살짝콩' 소개해 봅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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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의 도시 우다이푸르. 호수가 동그랗지 않고 구불구불 동선이 복잡하기 때문에 마을과 마을을 잇는 다리가 많다.




노을이 질 무렵 다리에 서서 호수와 함께 한 석양을 보는 기분은 실로 "뽕가리스웨트!!!+ㅅ+"




크고 번화한 도시가 아니기에 저녁 무렵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유독 여유로워 보이고...




일상을 떠나온 여행자에게도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뿌듯한 포만감과 평온함을 주는 풍경들이다.
"우쓰라씨~ 오늘 하루 신나게 즐기셨쎄요?^^"




낮에는 기도를 드리러 온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던 도시 한 가운데의 사원에도 여유로움이 묻어나고...




시원한 탄산음료 하나 들고, 보랗게 하늘이 물든 골목골목을 걷는 기분이란 참으로 좋단 말이지~^-^




이런 우다이푸르 저녁을 더욱 평온하게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바로 빨래터인 가트.
화장터나 종교의 성지로서 외국인들이 맘대로 못들어가는 다른 지역의 가트와는 달리
우다이푸르의 가트는 개방되어 있는 곳이 많다.(물론 엄격히 규율을 따라야 하는 곳도 있지만)




소똥 천지긴 하지만 가트의 계단에 앉아
(인도에서 소똥 천지가 아닌 곳이 어디 있겠으랴. 잘 가려 앉으면 된다.-ㅅ-;)
감상하는 저녁 풍경은 참으로 한가지고...




물장난을 치는 아이들의 꺄르륵 웃음소리와 함께 청명한 저녁 공기는 청량감마저 준다지.




번잡한 유원지나 유흥가에서의 그것이 아니기에 시타르 악사가 들려주는 묘한 인도음악의 가락은
그러한 저녁 분위기에 흥을 더해주고, 기분 좋은 맘에 음악감상료로 10루피 정도는 선뜻 내드릴 수 있다.
이 악사 양반은 나름 음반도 낸 베테랑이라고.




마실 나온 인도 처자분도 흔쾌히 촬영에 응해주고...
(이곳에선 사진 찍었다고 돈 달라는 인도인들도 거의 없다지.)




서로 짧은 영어로 현지인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가트의 평온한 저녁 풍경도 찍으면서 한가지게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트의 저녁은 서서히 밤을 향해 어둡게 물들어간다. 




이제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뿌자'를 드릴 시간.




'뿌자(혹은 '푸자')'는 신에게 공물을 바치는 행위를 뜻하는 말.
공물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전혀 없다. 불을 붙여 강물에 띄워보낼 수 있는 초 하나면 충분하다.
강물에 초를 띄워보내며 신에게 바치는 진실되고 경건한 맘이 중요한 것이지.




가족 단위로 나와 경건하면서도 밝은 분위기에서 뿌자를 드리는 인도인들.
나도 그 틈에 끼여 10루피짜리 초를 하나 사 불을 붙여 강물에 띄워 보낸다.




3년 전 바라나시에서 똑같이 뿌자를 드렸을 땐
"난생 첫 인도여행 건강하고 무사히 하게 해주소서"라고 기원을 했더랬는데
이젠 제법 인도가 익숙해졌다고,
"여기 우다이푸르 사람들이 평온하게 일상을 즐기게 해주십사" 나름 여유롭게 기원을 했다.
물론 "언젠가 다시 이곳에 오게 해주십사"하는 개인적인 기원도 드렸더랬지.
뭐 어차피 의지에 달려있는 것이겠지만, 올 여름 우다이푸르에 또 다녀왔으니
나름 그 날 저녁의 '기도빨'이 먹혔나 보다.^ㅅ^
아무튼 정말로 다시 가서 보고 느끼고 싶은 우다이푸르의 평온한 저녁 풍경... 참으로 그립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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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지루박멸탐구생활 우쓰라(http://woosr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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