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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탐구생활-아시아

[캄보디아]신비로운 앙코르와트의 아침, 낮, 그리고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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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10대 문화유산 중 하나. 자주 그 리스트가 갈리곤 하는 세계 7대 불가사의에 단골로 이름을 올리는 곳. 영화 <툼레이더>에서 섹시한 라라 크로포드가 신나게 모험을 즐기던 곳, 영화 <화양연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양조위가 장만옥과의 사랑의 기억을 영원히 간직하기(혹은 묻어버리기) 위해 돌벽의 틈 속으로 추억을 밀어 넣던 곳….

스무고개를 하자는 것도 아니고, 뜸을 더 들일 필요가 전혀 없겠죠?^^; 바로 캄보디아의 대표적 문화유산인 앙코르와트를 수식하는 말들입니다. '킬링필드'라는 무시무시한 악명을 갖고 있는 캄보디아가 오늘날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관광국가가 된 이유는 오로지 딱 하나! 이 앙코르와트 때문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어르신들 단체관광지로 워낙 인기가 많아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그닥 '땡기는' 여행지는 아니라는 평판도 있지만, 실제로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 씨엠립 현지 여행사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씨엠립을 찾은 관광객 중 한국인들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하네요. 비행거리가 얼마 안 걸리고, 저렴한 경비에 융숭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그만큼 앙코르와트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물론 앙코르와트는 한국인들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여행객들이 앙코르와트를 일생에 한번은 꼭 봐야 할 유적으로 손꼽기 때문에 유적 안은 마치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합니다.

아무튼, 앙코르와트 덕분에 캄보디아 제3의 도시 씨엠립은 '연중무휴'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이는데요. 짧은 일정으로 오는 단체 여행이 많다보니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일정에 쫓겨 숭늉에 밥 말아먹듯 앙코르와트를 대충 보고 가기 마련입니다. 사실 앙코르와트는 꼭꼭 씹어 먹을수록 맛이 더 배어나오는 육포처럼 진득한 매력을 가진 곳이거든요. 여행전문가들이 앙코르와트에 숨어있는 신화와 역사, 그리고 미스터리를 알려면 한 달로도 부족하다 할 정도로 앙코르와트는 무궁무진한 역사 문화적 가치와 매력으로 가득한 곳입니다. 저 역시 짧은 일정 때문에 원하는 만큼 진득하게 앙코르와트를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세 번에 걸쳐 앙코르와트의 아침, 낮, 밤을 두루 경험하며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동남아 최고의 문화유산의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왔답니다.

캄보디아 여행을 다녀와서 이토록 농후한 앙코르와트의 매력을 어떻게 '썰'로 풀어볼까 고민을 거듭했더랬는데 휴... 사실 앙코르와트는 수많은 고고학자들이 달라붙어 연구를 진행중이지만 아직도 그 신비를 다 풀어내지 못했을 정도로 아직도 엄청난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런 곳을 저 같은 뜨내기 여행자가 제대로 풀어낸다는 것은 언감생심!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일단 아침, 낮, 밤! 세 차례에 걸쳐 담은 앙코르와트의 사진으로나마 그 매력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언젠가 여력이 된다면 앙코르와트에 숨은 천년의 사연을 제대로 더 공부해 팔이 부러지도록 써보고 싶은 욕심도 간절합니다만...^-^;)



+++++++++ 앙코르와트의 아침 +++++++++

"앙코르와트의 황홀한 여명은 부지런한 자에게만 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앙코르와트의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선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전날 호텔에 꼭두새벽인 5시 이전에 모닝콜을 부탁해놓고 씼는 둥 마는 둥 부지런히 나와야 장엄한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세상에 어찌나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은지 아직 채 밝지도 않은 깜깜한 새벽, 앙코르와트에 도착해도 일출을 보기 위해 나온 여행객들로 앙코르와트 바로 앞의 해자(호수) 앞은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보다 좋은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자리다툼이 생길 정도지요.

그만큼 앙코르와트의 일출은 "뿅가리스웨트"란 말씀! 호수에 비친 앙코르와트의 반영이 유달리 아름다운 아침, 동이 뜨는 하늘은 불과 30~40분 가량의 시간동안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맑은 날이라면 깜깜하던 하늘에 고운 파스텔톤 하늘색이 번지기 시작하다 곧 지평선으로부터 분홍색이 물들기 시작하는데 참으로 그 자태가 곱습니다. 하지만 열대 지방의 기후적 특징상 구름도 변화무쌍한 행보를 보여주는데 하늘을 밝히는 태양과 구름의 조화가 참으로 "맛지기" 그지없습니다. 나름 시원한 열대 지방의 아침 공기와 함께 1시간 가량 즐기는 앙코르와트의 일출은 절로 명상에 빠져들게 만들지요.(물론 저 같이 사진 좋아하는 이들은 느긋이 일출을 감상할 여유도 없이 셔터가 부서져라 사진 찍기 바쁘지만요^^;)










+++++++++ 앙코르와트의 한낮 +++++++++

선선한 아침과는 조금만 지나면 캄보디아의 뜨거운 태양이 앙코르와트의 유적을 달굽니다. 비라도 내리면 좋을 터인데... 하지만 동남아 특유의 새파란 하늘과 하얀 뭉게구름과 함께 보는 앙코르와트의 매력도 또한 대단합니다. 어쩜 캄보디아의 하늘은 그리도 파란지 맑아도 하늘이 뿌연 서울하늘에 비하면 마치 천국과도 같습니다. 낮에는 이런 멋진 하늘과 뜨거운 태양과 함께 본격적으로 앙코르와트 내부를 샅샅이 구경할 시간. 앙코르와트를 삥 둘러싼 회랑에 조각되어있는 압사라들과 힌두신화에 관련된 수많은 부조를 찬찬히 감상하기엔 부조의 입체감이 가장 잘 사는 오후가 제격이랍니다.

유적도 유적이지만 앙코르와트와 함께 묘한 조화를 이루는 스님들과 이야기는 잘 안 통해도 이런 저런 교감을 나누며 보내는 시간도 앙코르와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운 경험입니다. 캄보디아를 비롯한 소승불교국은 남자들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우리나라 군대 가듯이 의무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불가 수행을 해야 하는데 이것을 '부언락'이라고 부릅니다. 힌두교 사원인 앙코르와트를 불교 승려들이 찾는 모습이 잘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지만, 캄보디아에서 힌두교와 불교는 오랜시간동안 공존해 왔기에 힌두 사원인 앙코르와트와 불교를 신봉하는 캄보디아 승려들의 조합은 참으로 묘하게도 잘 어울립니다.
 











+++++++++ 앙코르와트의 밤 +++++++++

아침과 낮에는 세계 곳곳은 물론, 캄보디아 현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앙코르와트. 예상은 했지만 상상보다 많은 인파에 호젓이 유적을 관람하기가 힘들어 짜증이 날법도 한데요. 사실 앙코르와트 본연의 모습을 호젓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은 바로 밤입니다. 앙코르와트는 일몰 무렵이 되면 관람객들을 다 퇴장을 시키는데요. 밤에는 출입을 막는 게 아니라 별도로 야간개장을 하기 위해서랍니다. 얼마전부터 국내 모기업의 전력지원으로 밤에도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앙코르와트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를 기점으로 별도의 야간입장비 20달러를 내면 낮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한적하게 관람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아직 홍보가 덜 된 탓인지, 낮에는 관광객들로 시끌벅적하던 공간이 적막감마저 느낄 정도로 한산해집니다.

뿐만 아니라 밤에는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될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화려하고 다채로운 행사와 공연이 펼쳐지는데요. 고대 크메르 무사들의 무술시범부터, 신에게 드리는 제사 재현, 그리고 정말 화려하고 그지없는 웅장한 왕의 행렬과 아름다운 무희들이 펼치는 압사라 댄스가 펼쳐집니다. 앙코르 유적을 관리하는 국영 '소카' 그룹에서 관리하는 공연인만큼 그 규모와 디테일이 20달러의 야간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대단합니다. 이런 색다른 공연을 보는 재미도 재미지만 무엇보다 밤의 앙코르와트는 아침과 낮의 그것과는 또다른 묘한 자태를 뽐냅니다. 비록 인공조명이긴 하지만 빛을 받은 석조 유적의 모습은 뭐랄까... 굉장히 몽환적이면서 요염한 느낌까지 주지요.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유적인만큼 현재를 살아가는 이방인의 시선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엄청난 아우라가 느껴집니다.












이렇듯 아침과 낮과 밤, 시간대별로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앙코르와트. 앞으로 앙코르와트를 보러갈 계획이 있으신 분이라면 꼭 시간을 내어 여유롭게 앙코르와트의 세가지 매력을 모두 느껴보시기 바랍니다.^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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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지루박멸탐구생활 우쓰라(http://woosr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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