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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탐구생활-인도

신이 떨어뜨린 꽃잎에서 탄생한 도시, 푸쉬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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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떨어뜨린 꽃잎에서 탄생한 도시, 푸쉬카르"


이토록 아름다운 탄생신화를 가진 도시가 또 있을까?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서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도시 푸쉬카르는 종교의 나라 인도에서도 손꼽히는 성지인데 이유인즉슨, 힌두교 전설에 따르면 세계의 시작이 바로 이 도시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란다. 아직 지구에 생명이 없었던 까마득한 태고의 시대, 창조의 신 브라흐마가 악마와 싸움을 끝내고 그의 무기였던 꽃잎을 이곳 푸쉬카르의 중앙에 떨어뜨렸더랜다.

그러자 그 자리에서 물이 솟아오르더니 호수가 생기고, 호수를 중심으로 생명이 탄생하고 마을이 탄생하였더랬으니... 힌두교에 따르자면 이 푸쉬카르가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의 출발점인 셈이다. 허나, 신기한 것은 대단한 대접을 받아야 마땅할 창조의 신 브라흐마가 인도에선 찬밥 신세란 것.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힌두교의 교리 때문에 세상을 창조한 것은 그닥 중요한 업적이 아니란다.

오히려 파괴의 신임에 동시에 독약을 삼켜 세상을 멸망에서 구한 시바나, 자애로움을 바탕으로 세상의 진리가 존재하게 하는 비쉬누가 훨씬 숭배를 받는다. 인도인들은 세상의 시작보다는 이 세상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이렇듯 힌두교에서는 찬밥 신세인 창조의 신 브라흐마지만 이 푸쉬카르에는 유일하게 브라흐마를 모시는 사원이 있어 매년 11월이면 그를 숭배하는 축제인 '푸쉬카르 멜라'가 성대히 열린다. 또한 힌두교의 창조신 브라흐마를 모시는 도시인만큼 도시 전역에서 육식이 금지되어 있으며(달걀, 심지어 구근식물조차) 시끄럽고 공해를 유발시킨다 하여 자동차도 몰 수 없다.(그래서 오토바이는 많이 다닌다. 오토바이가 더 시끄러운데-ㅅ-;)

힌두교리가 가장 엄격히 지켜지는 곳이라 인도 고유의 색깔이 가장 잘 살아있는 아름다운 도시기도 하다. 외국인에게조차 그 교리는 적용되어 푸쉬카르에서 고기나 술을 먹었다 적발되면 쫓겨난대지.-ㅅ-;; 어쨌거나 신기한 인도에서도 또 가장 신기한 도시이자 모순투성이인 푸쉬카르. 아름답고도 신비로운 푸쉬카르의 전경을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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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쉬카르 중앙에 자리한 푸쉬카르 호수의 모습.
이 호수 주위로 50개가 넘는 가트가 존재한다.
가트는 성스러운 목욕터이자 빨래터.



호수의 한 가트에 몸을 담그고 있는 인도인들의 모습.
바라나시의 가트와 달리 화장을 하진 않아 물이 한결 깨끗하다.



종교의 성지인만큼 가트 곳곳에서 수행자인 '사두'의 모습도 눈에 많이 띤다.



수행자라기보단 살짝 '히피'스러운 사두들의 모습.
꼬질꼬질하기 보단 스타일리시하시다. 



이 아자씨는 오리지널 사두라기보단 돈을 목적으로 거리를 돌아다니는 '짜가' 사두.
10루피를 드렸더니 빨간 물감을 바른 검지손가락으로 내 이마를 꾹 누르며 축복을 내려주시더라. 



시장 거리에서 온몸이 새파랗게 시바 분장을 한 소년.
인도에서 시바 신은 가장 존경받고 사랑받는 신이다.
태곳적에 지구를 멸망시키고도 남을 독이 등장했는데
그게 터지기 전에 시바가 삼켜서 재앙을 막았다고 한다.
시바의 헌신으로 재앙은 막았지만 그 탓에 독에 중독된 쉬바는
사진에서처럼 몸이 파랗게 변했다고.
그래서 인도인들은 시바신을 가장 존경하고 가장 경건한 맘으로 모신다고 한다.



내가 찾은 푸쉬카르는 마침 축제 기간이라 이렇게 거리마다 하얀 석회가루를 뿌려놓았다.
다름아닌 신을 인도하는 길이라지.



인도 전국에서 가장 위세등등한 동물이 소라지만 이 푸쉬카르에서는 더더욱 안하무인이다.
뭐 육식을 할 수 없는 도시인데 소들이 아무리 횡포를 부려도 어찌하겠누.-ㅅ-;;
힌두교리에 따르면 소란 동물은 '어머니'란 존재와도 같아서 소를 먹는 건 엄마를 먹는 것과 마찬가지란다.
우유를 먹는 건 엄마 젖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니 괜찮은 것이고.
그래서 집에서 기르는 소들은 대부분 젖을 짜기 위한 암소들이고
거리를 이렇게 배회하고 있는 소들은 숫소들이다.



인도에서 어딜가나 소들은 빈둥거리지만 어딜가나 당나귀들은 부지런히 일한다.
어딜가나 이렇게 짐을 한가득 지고 길을 다니는 당나귀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종종 사진에서처럼 당나귀를 부리는 몰이꾼이 없다는 것.
그냥 지들이 알아서 갈길을 가는데... 신기할 따름.-ㅅ-;; 



푸쉬카르는 육식이 금지된 도시.
만날 풀만 먹고 살아야 하니 고역일 듯 하지만 의외로 풀로 만든 음식들이 맛있다.
사진에서처럼 각양각색의 달콤한 주전부리들을 파는 가게가 시장에 '줄줄이 비엔나'다.



축제 때 거리에도 뿌리고, 호수에도 뿌리고, 얼굴에도 바르는 '깜깜'이란 원색의 가루.



푸쉬카르는 인도에서도 유달리 원색적인 도시. 집의 벽이며 담이며 골목마다 이쁜 색칠이 한가득이다. 



푸른 하늘과 하얀 벽, 그리고 원색의 옷감의 조화가 눈에 '콕' 박힌다.



마치 그림동화책에서 봤던 아라비아의 그것들처럼 각종 그림을 진열해놓은 가게들만 구경해도 재미가 쏠쏠.



푸쉬카르의 사람들 역시 여느 인도인처럼 외지인들에 대한 관심이 많고 사진 찍히기를 좋아해
사진기를 들고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렇게 단체사진을 찍어달라는 '러브콜'을 받곤 한다.
초상권도, 저작권도 신경쓸 필요없이
이렇게 행복한 표정을 담을 수 있는 인도에서 나는야 진정 행복한 사진가.



푸쉬카르의 또다른 명물은 다름아닌 낙타다.
사막지역이다 보니 낙타가 중요한 운송수단이자 교통수단이자 일꾼이다.
토끼똥을 100배는 키운 듯 동글동글한 낙타의 똥마저 연료로 쓸만큼 낙타는 쓸모있는 동물.
그래서 11월이면 브라흐마를 기리는 축제와 동시에 거대한 가축시장인 낙타축제가 열린다.
이렇게 예쁘게 꽃단장을 하고 무려 7만마리의 낙타가 한자리에 모인다.



낙타를 비롯, 온갖 가축들이 모이는 낙타축제는 정말이지 최고의 볼거리!
11월에 인도를 찾는다면 꼭 필견해야 할 세계 최고의 이색적인 축제다.



동물원이 아닌 실제로 눈앞에서 보는 낙타는 무척 거대한 동물.
실로 위풍당당하다.
이런 모습을 목격하고 나면 낙타 타고 싶은 맘이 간절하다.



그래서 신청한 낙타 사파리.
그런데 왠걸! 날 태워야 할 낙타가 날 보더니 괴상한 표정으로 실쭉거린다.
낙타는 성질이 제법 고약한 동물이라 길들이가 쉽지가 않다고.
낙타를 타는 동안 이 녀석이 무슨 고약한 짓을 할지 몰라 노심초사했다.+ㅅ+;;



그래도 낙타를 타고 푸쉬카르 이곳저곳을 구경하는 기분은 최고!
전통복장을 한 여인들의 눈에 낙타를 탄 나는 어떻게 비췄을까.



푸쉬카르 낙타사파리의 백미는 이렇게 인근 타르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석양을 감상하는 것.
사막에서 보는 석양은 유독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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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박멸탐구생활 우쓰라 (http://woosr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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