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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탐구생활-인도

인도여행에서 전통그림을 배워보자-미술의 도시 우다이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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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독특한 세밀화를 배울 수 있는 도시, 우다이푸르"

인도야 정말 놀라움으로 가득찬 나라지만('Incredible India'가 인도관광청이 내세운 모토일 정도로)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운 점은 수천년의 세월 동안 변하지 않고 전해져 내려오는 그네들의 전통 문화. 심지어 수천년 전의 경전인 '베다'에 묘사된 요가의 동작이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인도인들의 문화 전승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년 가까이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음에도 21세기가 된 지금에서도 그네들의 전통문화를 꿋꿋이 유지해 온 것을 보면 정말 미스터리할 정도.


그런 인도에서도 가장 전통적인 색채를 고수하고 있는 지역은 서북부의 라자스탄 지방. 외세의 침입을 결코 허용치 않은(16세기 인도를 통일한 무굴제국에 끝까지 대항해 자치권을 인정받았을 정도로) 호전적 무사집단 '라지푸트'가 지배한 이 지역은 여전히 '마하라자(이슬람의 지배를 받지 않은 우다이푸르에서는 마하라나라고 부른다)'라 불리는 옛왕족의 권위가 살아있고, 여성들이 전통복장인 사리를 입어야 할 정도로 여전히 보수적인 곳이다. 그런만큼 옛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있어 여행자 입장에서는 인도 북부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나 그 중에서도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이 지방 특유의 세밀화를 감상할 수 있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도에서도 꼭 들러야 할 예술의 지방이기도 하다.


16세기부터,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1947년까지 라자스탄 지방에는 자이푸르, 자이살메르, 우다이푸르 등의 주요 왕국에서 특유의 세밀한 기법과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는 라자스탄 세밀화가 발달했는데 그 세밀함과 색채의 아름다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지라 지금 현재도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으며 각 도시마다 수많은 세밀화 공방을 볼 수 있다. 특히 휴양과 호반의 도시로 유명한 우다이푸르(현지 발음으로는 '우다이뿌르')가 이 세밀화로 가장 유명한 도시. 흥미로운 점은 그림을 감상하고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어렵지 않게 직접 세밀화를 그려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 곳곳의 그림을 파는 화방에서 "세밀화를 배우고 싶다"라는 의사만 밝히면 어느 곳에서나 아주 약간의 수업료만 내면 세밀화를 배울 수 있고, 물론 자신이 그린 그림을 간직할 수도 있다. 마음씨 좋은 주인장을 만나면 아예 공짜로 세밀화를 배울 수도 있으니 정말 왠만한 여행지에서 만날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셈.


개인적으로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지라 작년 연말의 인도 라자스탄 지방 여행에서 들른 우다이푸르에서 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라자스탄 세밀화를 배웠더랬다. 하루에 2시간씩, 3일을 할애해 완성한 나만의 라자스탄 세밀화. 한국에 와서도 지인들에게 틈만 나면 자랑할 정도로 인도여행에서의 소중한 기억이자 영원히 간직할 기념품이 되겠다. 그럼 지금부터 이렇듯 인도 라자스탄만의 독특한 세밀화를 배울 수 있는 아름답고도 친절한 도시 우다이푸르를 그네들의 미술 문화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혹 인도에 갈 계획이 있는데 우다이푸르를 여행 경로에 포함시켜 놓지 않았다면 이 글을 보고 꼭 가볼 곳으로 별도추가할 수밖에 없을 게다^^(개인적으로도 인도에서 가장 좋았던 도시는 우다이푸르. 안 가본 곳이 가본 곳보다 훨씬 많지만 우다이푸르는 인도에 정통한 전문가들도 인도에서 꼭 가볼만한 도시로 손꼽는 아름답고 아늑한 도시다.)
 



우다이푸르는 인도에서도 손꼽히는 휴양도시.
옛날 왕국을 다스리던 번왕(인도 지방의 왕국을 다스리는 왕)께서 인공호수를 만들어
건조한 지역임에도 사시사철 항상 물이 풍부하고 기후도 상대적으로 서늘하다.
그래서 지금도 아미드 바흐찬이니 샤룩칸 같은 유명 영화배우들이 여름철이면 휴가를 위해 이 도시를 찾는다지.
또한 사진 속의 피촐라 호수는 1983년 제작된 007 시리즈의 13번째 작품 <옥토퍼시>의 촬영지로도 유명해
아직도 호수를 끼고 있는 우다이푸르의 호텔들에서는 정기적으로 <옥토퍼시> 비디오를 틀어주곤 한다.





우다이푸르는 빈말이 아니라 정말 한적하고 아늑한 도시.
신시가지는 여느 인도 도시와 다름없이 번잡하지만 호수를 끼고있는 구시가지는 정말 조용하다.
특히 노을이 질무렵의 저녁경 호수 주변을 산책하는 그 여유로움은 정말이지 우다이푸르만이 줄 수 있는 매력.





호수가 있는 도시면 어김없이 있는 가트에서 인도인들과 함께 '뿌자(기도)'를 드려도 좋다.
노을 질 무렵 경건하면서도 유쾌하게 뿌자를 드리는 인도인들 곁에 있다 보면 이방인래도 저도 모르게 맘이 편해진다.





자, 우다이푸르 도시의 찬사는 이만 각설하고 이제는 본론인 우다이푸르 곳곳에 살아숨쉬고 있는 미술적 풍미를 얘기할 시간.
사진은 우다이푸르에 있는 내내 묵은 하누만 호텔의 내 방.
인도의 다른 지역, 아니 전세계를 통틀어 이렇게 방 내부를 형형색색의 원색과 아름다운 문양으로 장식한 곳은 많이 없을 듯.
이런 방이 하루 만원이 안 되는 가격이다.(인도에서는 꽤 비싼 편이지만...)





층마다 계단마다 빈 벽에는 이렇게 조잡하긴 하지만 전통화를 그려놓았다.
정말 우다이푸르 사람들은 그림을 좋아한다.





거리를 돌아다녀 보면 이런 아트 갤러리가 수없이 눈에 띈다.
가게마다 저마다 개성있는 그림으로 장식해 굳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만 구경해도 눈요기가 된다.





아트 갤러리나 화방 말고도 우다이푸르는 도시 자체가 색깔과 조형이 살아있는 미술의 도시다.
여인들 대부분이 전통 복장인 사리를 입고 있는데 대부분 사진에서 보듯이 눈에 띄는 원색이다.
사진 속의 건물은 우다이푸르 중심에 있는 사원인 작디쉬 템플. 역시 조형미가 뛰어나다.





사원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사두(고행자 혹은 힌두승려) 노인도 이마에 곱게 원색의 장식을 하셨다.
옷도 색깔이 고운게 사두 치고는 멋쟁이시다.





거리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벽화들은 번화가 뿐 아니라 서민들이 사는 골목골목마다 이렇게 그려져있다.





눈을 어디로 돌려도 라자스탄주를 상징하는 코끼리가 안보이는 곳이 없다.
코끼리는 특히 복을 불러오는 신인 '가네쉬'의 현신이라 집집마다 그려져있다.
코끼리 그림 아래 낮잠을 즐기는 개와 생뚱맞게 집안에서 나오고 있는 소...
뭔가 아방가르드한 장면이 연출된다.





가네쉬와 더불어 그 옛날 이 지방을 지키던 무사인 라지푸트도 서민들의 집 담벼락에 그려지는 단골 소재.
용맹한 무사님이 큰칼차고 벽에 떡 버티고 계시니 어찌 귀신이나 액운이 들어오리오.





하지만 이것으로도 모자라는지 공간이란 공간마다 이렇게 또 부적과도 같은 문양을 그려 넣는다.
사진은 우다이푸르에서 사귄 한 인도인 친구의 집에 놀러갔다 본 장면.
집집마다 이 정도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이가 한명씩은 존재하는 듯해 놀라울 따름.





이 집에서 식사도 하고 하룻밤 잠도 잤는데 역시 집 안에도 곳곳에 각종 문양이 한 가득.
집안의 막내딸(이 소녀의 이름은 구띠)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자기 방 앞에 그려진 꽃 모양의 문양을 자랑한다.





서민들의 생활 곳곳에도 이렇듯 그림이 살아숨쉬고 있으니 이 지방을 다스리던 왕족이 살던 궁전은 또 오죽하겠으랴.
우다이푸르의 자랑이자 왕인 마하라나가 살던 시티 팰리스를 찾아갔다.





인도의 다른 궁전과는 달리 이 시티 팰리스는 역시나 곳곳에 그림 투성이.
그리고 서민들의 그것과는 달리 스케일이 무척 크다. 사진은 매표소 입구.





시티 팰리스 안의 박물관엔 역대 마하라나(번왕)들의 치적과 용맹을 표현한 그림들이 가득한데...
멋진 그림도 많지만 위 그림처럼 뻥이 과한 그림도 많더라^^;;
아무리 마하라나의 능력이 전지전능하신들 어찌 그 두꺼운 멧돼지 목을 단칼에 베누^^;;





그림에 따르면 비겁하게 나무에 올라 민망한 자세로 반달곰을 사냥하는 왕도 계셨다지. 





서민들과 왕족들의 삶 속에서 숨쉬는 미술을 눈으로 봤다면 이제는 체험해 볼 시간.
우다이푸르 전역에 그림 및 전통 공예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지만 특히 시티 팰리스 앞에 많이 모여있다.
하지만 이 쪽 가게들은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 구경만 하거나 저렴한 미술품만 사는 게 상책.
라자스탄 세밀화 배우기도 이쪽 가게들은 그리 좋지 않은 듯 하다. 





아무튼 호객(?)에 이끌려 들어간 가게.
왕궁 앞의 공방이라 그런지 인테리어니 갖춰논 미술품들이 꽤 화려하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요청했더니 화가 양반 이렇게 근사하게 포즈를 잡으신다.





진짜 금가루로 칠하는 가네쉬 그림. 사진보다 실제로 보면 훨씬 더 세밀하다.
가격도 상상초월.





이 역시 진짜 금가루로 칠한 그림. 코끼리와 낙타, 그리고 말은 라자스탄주를 상징하는 동물들이다.





라자스탄 회화는 주로 소를 치는 힌두교 신 크리슈나와 그가 아낀 반려자 라다의 전설을 많이 담았다는데
위 그림은 쉬바와 크리슈나를 묘사한 듯 하다.





빛에 비추면 더 아름답게 반짝이는 극세사 세밀화.
이것만큼은 이가게에서 정말 갖고 싶었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포기하고 말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시티 팰리스(왕궁) 앞의 화방들은 주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그림팔기에 몰두해 맘 편하게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물론 배우기를 신청하면 거절할 리 만무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수업료를 내야 할 듯.
개인적으로는 왕궁을 중심으로 좀 떨어진 외곽 지역의 한산한 화방에서 그림을 배우길 권한다.
사진은 내가 라자스탄 세밀화를 제대로 체험하게 해준 '소니네 가족'.
숙소가 있던 하누만 가트에서 화방을 운영하고 있는데 저렴한 가격에 헤나(인도전통문신)도 해준다. 





소니네 가족은 형제와 그들의 아내, 그리고 이미 숙련된 솜씨를 갖춘 두 딸들로 구성된 그림 집안인데
뛰어난 그림 솜씨 뿐 아니라 배려깊고 친절해 특히 우다이푸르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자, 드디어 기다리지 마지 않으셨던 라자스탄 세밀화를 실습하는 시간!
코끼리나 낙타도 그리고 싶었지만 두 동물은 딴 도시를 상징하는 동물이라 우다이뿌르를 상징하는 말을 그려보기로 했다.
먼저 연필로 간략한 선만 표현하는 스케치를 하고 그 위에다 넓은 면부터 색깔을 칠해넣는다.
물감은 이 지방의 흙으로 만든 전통 염료를 갈아서 물에 개서 쓰는데 색상끼리 혼합이 잘 되고 발색이 좋다.





소니네가 그린 그림을 샘플 삼아 그림을 그려가는데 꼭 똑같이 그릴 필요는 없고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서 그리면 좋다.
단 말이 고개를 숙인 각도, 역동적으로 내지르는 다리의 움직임, 얼굴의 고삐, 말 장식 등은 규칙에 따라야 한다고 한다.





자! 이렇게 사진과 글로는 휙휙 건너뛰었지만 이렇게 완성하는데 하루에 두시간씩 투자해 총 3일이 걸려 완성한 작품.
나 나름대로의 색깔과 개성을 살려 그려보려 했는데 뭐 처음 그려보는 세밀화가 완성도가 높을 리가 있나.
하지만 이 정도로, 그리고 여행에서 이런 경험을 할 거라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에 가슴이 뿌듯^^





3일동안 훌륭한 선생님이 되어준 소니네 가족들의 기념사진도 한방!!!
인도에서 만난 그 어떤 인도인들보다 친절하고 유머러스하며 사려깊은 가족들.
우다이푸르 갈 땐 꼭 경험해요. 우다이푸르만의 독특한 라자스탄 세밀화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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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지루박멸탐구생활 우쓰라(http://woosr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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