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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탐구생활-바로알기

[선덕여왕] 신라시대에는 남자들도 귀걸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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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시대에는 남자들도 귀걸이를 했다?"
[선덕여왕]의 유신랑과 김춘추, 귀걸이를 하고 등장하는 게 정석


지금은 하고 있지 않지만 한참 멋 부리기에 관심이 많던 20대 때에 귀를 뚫은 적이 있었습니다. 양쪽은 다 뚫기 그래서 한쪽만 뚫었지만, 나름 오랫동안 귀걸이를 하고 다녔는데요. 그때 가장 많이 들었던 소리가 "무슨 남자가 귀걸이냐?"라는 어른들의 핀잔이었죠? 아버지께는 "귀 다시 안 메꾸면 귀를 째버리겠다"라는 무시무시한 협박을 듣기도 했더랬습니다.^^;;

어쨌거나 남자가 귀걸이를 하는 행위는 예전에 비해 좀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많습니다. "신체부모 수지발부"라 여기시는 어른들 뿐 아니라 여성분들도 귀걸이 하고 다니는 남자가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이 귀걸이에 대해 깜짝 놀랄만한 사실이 있으니 바로 우리 선조들은 남자들도 귀걸이를 했다는 것입니다. 화려한 장신구 문화가 발달했던 삼국시대는 물론이고, 비교적 최근인 조선 시대까지도 남자가 귀걸이를 하는 게 당연한 사회풍조였다고 하니 정말 놀라울 따름인데요. 그러니까 우리가 역사책에서 본 근엄한 선비나 정승들도 16세기까지는 누구나 귀걸이를 했다는 사실인데 참 믿기 힘든 사실입니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따르면 1572년(선조 5년) 당시의 임금이었던 선조가 남자들의 귀걸이 풍습을 탐탁지 않게 여겨 이런 전교를 내렸다고 합니다.

"신체발부수지부모이니 신체를 훼상하지 않는 게 효의 시초인데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사내아이들이 귀를 뚫고 귀걸이를 달아 중국사람들에게 기롱을 당하니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이후로는 오랑캐의 풍속을 일체 고치도록 변혁하도록 하고 혹 꺼리어 따르지 않는 자는 헌부가 엄중하게 벌을 주도록 하라"

역사적 기록인 이 전교에서 봐도 알 수 있듯이 당시까지는 남자들이 귀를 뚫고 귀걸이를 하는 풍속이 오랫동안 전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철저한 유교정치를 신봉했던 선조의 전교 이후 차츰 남자들이 귀를 뚫는 풍속은 사라지고, 여자들 여기 귀를 뚫기보다는 말 그대로 귀에 거는 귀고리를 착용하게 되었는데요.

선조는 오랑캐의 풍습이라 폄하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귀를 뚫는 풍속은 아주 오래전부터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선사시대부터 샤머니즘적인 이유로 귀를 뚫은 것이 사회가 생기고, 계급이 생기면서 지위와 부를 상징하는 표식이 되면서 누구나 귀를 뚫게 되고 금이나 옥을 이용해 미적으로도 아름다운 귀걸이를 만드는 세공기술까지 발달하게 되었지요.

이 귀걸이 문화가 가장 화려하게 꽃을 피운 시절이 바로 삼국시대이고,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귀걸이를 만들고 착용한 국가는 신라였는데 출토된 유물을 분석해보면 세환식과 태환식으로 구분될 정도로 매우 정교한 누금 세공의 기술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귀걸이를 가장 애용했던 계층은 귀족이었던 진골, 성골이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선덕여왕]에 등장하는 유신랑이며, 미생이며, 김춘추 등 신라의 귀족과 화랑들은 귀에다 화려한 귀걸이를 착용하고 나와야 되는 게 역사적 고증에 충실한 셈이 되겠지요.

실제로 드라마 속에서 정웅인이 연기하는 미생이나, 유승호가 연기하는 김춘추는 외모 꾸미기에 무척이나 관심이 많은 '메트로섹슈얼'적 캐릭터로 등장을 하는데요. 실제로 신라시대의 화랑들은 귀걸이는 물론 얼굴에 분을 바르고 화장까지 했다고 합니다.

당시 당나라에서 제작된 신라 견문기인 '신라국기'에 따르면 화랑에 대해 "귀인 자제 가운데 어여쁜 자를 뽑아 분을 바르고 곱게 단장하여 화랑이라고 부르니 사람들이 모두 높이 섬긴다."라고 묘사하고 있는데 화랑의 선발기준이 무예에도 있었지만 미모에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요.^^

[선덕여왕] 드라마를 보면 김춘추(유승호 분)가 보량(박은빈 분)에게 "넌 이목구비가 뚜렷하니 동그란 귀걸이는 어울리지 않는다"며 직접 귀걸이를 골라주는 모습이 나왔었는데요. 역사적 고증에 더 충실하게 만든다면 화려한 귀걸이를 착용한 김춘추가 귀걸이를 자랑하면서 보량의 귀걸이 뿐 아니라 자기 귀걸이까지 고르고 구입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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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지루박멸탐구생활 우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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