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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탐구생활-추천만화

정치인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책-[고우영 십팔사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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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50년 전에는 뽕밭이었다던 잠실이 지금은 아파트 숲으로 변할 정도로 빠르게 상전벽해하는 세상이지만 정치판은 수백 년 전이나 수천 년 전이나 별반 다를 게 없으니 참으로 신기한 노릇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오늘을 사는 정치인들이 수백 년, 수천 년 전의 역사적 기록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함은 당연한 일. 이런 역사적 기록들은 시대와 지역을 막론하고 책으로 수없이 나와 있기에 바쁜 정치행보 중에도 시간을 쪼개 보시라 권하고 싶은 책도 부기지수다. 그 중에서도 꼭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 있으니 지난 2005년 타계한 고 고우영 화백의 [고우영 십팔사략]이다.


본시 [십팔사략]은 중국 송나라 말의 학자 증선지가 중국 태곳적부터 송나라 말까지의 역사를 정리한 일종의 역사교과서로서 통속본이라 사료적 가치는 없으나 중국 역사의 흥망성쇠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사료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는 책이다. 특히 반만년 중국역사에 걸쳐 등장하는, 나라를 망하게 한 우매한 왕과 사악한 간신배들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정치인들이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교훈이기에 꼭 읽어봐야 할 '교양필독서'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워낙 옛날 책이다 보니 그냥 빽빽한 글로 읽기엔 '초큼'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일각이라도 아껴 써야 할 정치인들께서 중국의 방대한 역사를 원서로 일일이 해석하며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나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에는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고우영 화백이 계셨으니 그가 다년간의 일간지 연재를 통해 총 10권으로 묶어낸 [고우영 십팔사략](애니북스 출간)을 통해서라면 웬만한 개그만화보다 더 재미있게 중국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익히 [삼국지] [초한지] [일지매] 등의 주옥같은 작품들에서 고우영 화백의 걸쭉하면서도 감칠 나는 필력을 경험해본 분들에게야 새삼 새로울 것도 없는 찬사지만, 고우영 화백이야말로 진정 역사 속 인물들에게 숨을 불어넣어 마치 살아있는 듯 느끼게 만드는 탁월한 재주를 지니셨던 분. 그의 펜 끝에서 탄생한 인물과 이야기들은 아무리 먼 옛날 사람일지언정, 아무리 어려운 이야기일지언정 최첨단 3D영상보다 더 생생하게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그런 고우영 화백이 각색한 작품이다 보니 10권이나 되는 분량이 그냥 '뚝딱' 읽힌다. 아니 옛날 분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너무 쉽고 재미있게 읽다 보니 "꼭꼭 쟁여뒀다 아껴두고 먹어야 하는 곶감 한 접이 순식간에 없어진 기분"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그만큼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이야기.


특히 가장 중점으로 생각하시는 '전시행정'을 실천하기 위해 와이셔츠 소매도 안 걷고 모내기 하시랴, 일주일이 멀다하고 해외순방하시랴, 우리나라 정치인들 중 가장 바쁠 것 같은 '그 분'께 절대 '강추'드린다. 워~낙에 바쁘시기에 책 읽을 시간도 없으시겠지만 순방가시는 길 비행기 안에서 지루하시지 않을 겐가? 안락한 전용기 좌석에 누워 편하게 보시기 딱 좋은 책이기에 꼭 일독을 권해드린다. 남미라도 한번 다녀오신다면 지루하기 그지없을 비행기에서의 시간이 정말 후딱 갈게다. 행여 체면에 '만화책' 읽기가 내키지 않으신다면 발음좋은 비서관에게 부탁해 '청독'이라도 하시라. 거듭 간절히 부탁드린다.(제발 국민들의 말을 한귀로 흘려듣지 마시라구욧!!! 국민들의 말을 귀담아 듣겠다더니 귀 옆에 담이라도 쌓으셨나! 버럭+ㅅ+;;)


……. 최대한 감정을 절제하며 책 리뷰에 집중하려 했건만 잠시 감정이 격해졌다. 읽는 분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구하며, 이쯤에서 글을 끝내고자 한다. 사실 중국 역사 속에서 '환상의 짝짜꿍'을 보여 준 무능한 왕과 간신의 사례를 자세히 소개하고픈 욕심이 간절하지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그들이 펼치는 나라 말아먹기의 과정은 반면교사로 삼을 ‘바이블’이며 국회의사당서 회의하실 때마다 밀려오는 졸음과 지루함을 “박멸”시키기에 손색없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이니 정치인들께서는 꼭 한질 사서 보시길 간절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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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너스로 [십팔사략]에 등장한 대표적 간신과 못난 왕의 케이스들을 보시겠다."


통일 진나라를 말아먹은 조고 : 중국 대륙을 통일한 진시황제가 죽자마자 2대 왕 호혜와 함께 진나라를 곧바로 멸망시킨
희대의 간신. 호혜가 워낙 향락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왕의 눈과 귀를 가리고 초울트라 전횡을 휘두른다.
'위록지마(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일컫는다)'라는 고사성어를 탄생시킨 장본인.(십팔사략 05권 中)



삼국지를 있게 한 환관 5인방 : 유방이 세운 한나라가 힘을 잃고 유비, 조조, 손권이 천하를 놓고 자웅을
다투던 삼국시대. 사실 강대했던 한나라에 망조가 들게 한 건 석현을 비롯한 환관 5인방.
역시나 무능한 왕의 눈과 귀를 가리고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사리사욕을 챙긴다.
삼국지에 나오는 대표적 악역들 동탁, 이각, 곽사 등은 그야말로 한나라의 멸망에 손만 거든 셈.
(십팔사략 06권 中)



개인의 권위를 위해 운하를 건설한 수나라 양제 : 우리에겐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이 있게 한 장본인인 수 양제.
왕의 가오와 권위를 어찌나 중요하게 생각했던지 운하를 건설해 뱃놀이를 즐기고, 자신의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고구려를 침공한다. 결국 한 사람만을 위한 노역과 전쟁에 동원된 백성들의 분노에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됨.
(십팔사략 09권 中)



당나라에 망조가 들게 한 안녹산 : 당나라의 현종은 젊을 땐 정치를 무척 잘 했었더랬다.
그러나 이 양반, 사랑에는 무지 약한 로맨스빠빠라, 노년엔 며느리였던 양귀비에 홀딱 반해 1차로 나라를 말아먹고,
2차로 아부와 권력의 욕심에 가득 차있던 안녹산을 신임하다 결국 안녹산의 난까지 당하고 양귀비까지 잃는다.
이때부터 당나라는 기강이고 규율이고 뭐고 없는 상태로 100년 뒤 황소의 난과 주전충에 의해 멸망!
(십팔사략 09권 中)



작서모세까지 백성들에게 내게 한 악질세리 공겸 : 당나라를 멸망시킨 주전충을 박살내고 '후당'을 세운
장종 이존욱. 근데 이 양반이 전투는 기막히게 하는데 나라 살림은 잼병이라. 공겸이란 악질세리가 나라살림을 맡는데
백성들에게 뜯어내는 세금이 가히 살인적이었다. 골목통행세, 수로세, 식염세, 누룩세, 양잠세, 농기구세 등
쪼잔하기 그지없는 각종 세목도 모자라 심지어 '작서모세'라고 정부창고에 보관중인 곡식 중 쥐와 새가 훔쳐먹는
분량까지 백성들에게 세금으로 부과함으로써 백성들의 원성을 자자하게 사게 되고, 결국 장종과 공겸은 쿠데타로 꼴까닥!
(십팔사략 10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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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지루박멸탐구생활 우쓰라(http://woosr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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