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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탐구생활-촬영 팁

[촬영팁]노을 사진 이쁘게 찍는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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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좀 찍다 보면요. 누구나 생기는 욕심인데... 정말 눈이 시리게 멋진 풍경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풍경사진 중에서도 꽃은 하늘을 새빨갛게 물들이는 노을사진이겠지요. 일출사진 역시 멋지지만 어지간히 부지런하지 않고선 찍기 힘든 시간대의 사진입니다.(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잡듯 부지런한 사진사님들이 역시 진정한 실력자들이십니다.)

그래서 일단 찍기 쉬운 노을부터 찍게 되는데... 이거이 영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노을 사진 잘 찍는 법을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딱히 무릎을 칠만한 매뉴얼은 발견하기 힘들구요. "노을사진은 마음으로 찍는다"라는 모 사진사님의 말씀이 있는데 정말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저 같은 초보사진사 입장에선 아직까지는 곧 입적하실 노스님의 선문답으로밖에 들리지 않는게 사실이거든요. 진정 마음으로 노을을 담아야 진짜 작품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조금의 노을 찍는 요령이 있다면 더 도움이 되겠지요.

게다가 이 비가 그치고 장마가 끝나면 너도 나도 해변으로 피서를 갈 여름의 절정을 앞두고... 동해도 좋지만 서해로 피서를 가시는 분들은 멋진 노을 사진 찍을 기회가 많을 텐데요. 일생에 몇 번 보기 힘든 멋진 노을을 눈앞에서만 뻔히 보고 담아내지 못하는 마음만큼 아쉬운 게 있을까요...

그래서... 저 역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미숙하나마 몇 번의 촬영을 통해 얻은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올려보고자 합니다. 물론 다른 고수 사진작가님들의 말씀이나 팁 역시 가미해서요. 여러 가지 부족한 면이 많겠지만 다음에 멋진 노을을 만났을 때 저 역시 마음을 담은 더 멋진 노을 사진을 찍기 위한 스스로의 공부기도 하니 미흡하고 어색한 점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자! 그럼 어설픈 노을사진 찍기 팁 갑니다용!!!


1. 노을은 생각보다 밝다. 조금 어둡게 찍어라!

날씨가 어두워져서 한낮보다 어두워보이지만 사실 노을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밝습니다. 특히 자동노출로 맞춰논 카메라는 "아, 주변이 굉장히 어둡구나. 그렇다면 밝게 찍어야지"라는 주인을 배려한 기특한(?) 생각으로 허옇게 뜬 사진을 찍고 맙니다. 지나치게 똑똑해도 문제지요.^^;; 그래서 노을을 찍을 때만큼은 수동(매뉴얼)으로 노출을 맞추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노출계가 적정이라고 지시하는 수치보다 한 스탑이나 두 스탑 어둡게 찍는 게 좋습니다. 위 사진은 강변북로를 달리다가 차 안에서 위험하게(^^;) 찍은 사진인데 왼쪽이 카메라가 적정이라고 생각한 노출, 오른쪽이 의도적으로 어둡게 노출을 잡고 찍은 사진입니다. 허옇게 뜬 감이 있는 왼쪽 사진보다 오른쪽 사진이 구름의 밀도나 노을의 색감 등에서 훨씬 강렬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브라캐팅' 기능이 있는 카메라라면 적정, -1/3, -2/3... 이렇게 세 컷을 자동으로 찍어주면 좋은 사진을 건질 확률이 더 높아지겠죠. 조리개는 셔터스피드가 허락하는 한 조이면(f수치 올리기) 빛도 쨍하니 조여지고 더 강렬한 색감을 얻기 좋습니다. ISO값 역시 주위가 어둡다고 올리기 보다는 100 정도나 가능하면 50까지도 낮추는 게 좋겠죠. 해가 지기 직전 해에 노출을 맞추면 해가 선명해지는 장점이 있는데 카메라가 풍경이 밝다고 생각해 스스로 어둡게 찍기 때문에 주변부가 너무 어두워지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2. 하늘만 찍으면 심심하다. 다른 피사체를 꼭 넣자!

주연이 아무리 멋지다 해도 훌륭한 조연이 있어야 더 빛나는 법입니다. 노을 사진도 마찬가지지요. 불타는 노을이 주연이긴 하지만 조연이 없으면 굉장히 심심한 사진이 되고 맙니다. 바닷가라면 물놀이하고 있는 아이나, 산책을 하고 있는 아가씨나, 신나게 뛰어노는 강아지도 좋지요. 중앙 말고 좌측이나 우측에 살짝콩 조연을 넣어봅시다. 훨씬 입체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사진이 될 뿐더러 빛이 잘 만나면 정말 뿅가리스웨트급의 멋진 실루엣이 생기기도 합니다. 바다 말고 다른 장소에서도 마찬가지겠지요.^^

위 사진은 얼마 전 노을이 무척 좋았던 날 서울 강서습지에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찍었지만 왼쪽과 오른쪽 사진은 확연히 틀립니다. 왼쪽 사진도 노을은 좋지만 뭔가 심심하고 비어 보이죠. 오른쪽 사진은 왼쪽 부분에 솟대의 실루엣이 있어 강렬한 노을의 색감과 대비되어 쓸쓸한 느낌이 듭니다. 왠지 이름모를 병사의 묘지 같다고 할까요?(착각도 자유셔~!)


3. 노을에선 실루엣이 돋보인다. 역광을 활용하자!

예전에 노을만 살리자고 노출을 어둡게 해서 정작 모델인 마눌님 얼굴은 새까맣게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그래서 야단도 많이 맞았는데요~ㅜ.ㅠ 정작 그런 사진이 사진 찍는 거 들키지 않고 찍으면 더 멋진 사진이 된다는 사실!!! 대부분의 노을사진은 해를 맞닥뜨리고 찍게 됩니다. 역광으로 찍게 된다는 말이지요. 역광은 찍으려는 피사체는 시커멓게 나오기 마련입니다. 알고 찍힌다면 당연히 좋아할리 없겠지요. 얼굴이 안 나오는데...-ㅅ-;

그래서 말입니다. 산책을 하다가 몰래 모델이 본고개를 살짝콩 들고 있다거나 새초롬이 고개를 낮추고 있는 등 본의아니게 분위기 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면! 들키지 말고 역광으로 멋지게 찍어봅시다. 새까맣게 실루엣만 나오는 사진이 붉고 노란 노을 배경 속에 아주 분위기 있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나중에 슬며시 보여주면 아마도 무척 좋아할 걸요.^^ 살아있는 피사체가 아닌 꽃이나 갈대, 건물 같다면 더더욱 역광으로 찍으면 분위기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꼭 누군지 알아볼 수 있게 찍어달라는 모델이 있다면? 그럴 땐 외장 플래시를 쓰는 수 밖에요.^^;


4. 아무래도 노을 사진은 2/3 구도가 좋다

노을 사진이건 낮에 찍는 사진이건 또 실내에서 찍는 사진이건 구도는 무척 중요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선 화면을 삼등분하는 습관이 좋습니다. 특히 수평선이나 지평선이 명확히 가로선을 긋는 노을사진에 있어서 구도는 무척 중요하겠지요. 많은 분들이 지는 해를 정중앙에 담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정확히 센터를 가로지르는 1/2 구도를 잡곤 하는데요. 그러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굉장히 밋밋한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하늘을 살리건, 해가 비치는 수면이나 들판을 살리건 2/3 구도가 좋습니다. 하늘 자체가 스펙타클하고 멋지다면 윗부분을 2/3로! 노을빛이 반영된 수면이 너무 멋지거나 들판이 빛을 받아 반짝인다면 아랫 부분에 2/3을 할애해 줍시다! 더 강조하고프다면 3/4, 4/5도 나쁠 건 없습니다. 위 사진은 스페인 메뇨르카섬에서 만난 해질 무렵의 빛내림 사진인데 노을의 장엄함을 살리기 위해 크롭을 해서 하늘 부분의 비중을 더 할애해 보았습니다. 보는 이의 반응은 더 좋았습니다.^^


5. 붉은 색감을 얻고 싶다면 색온도를 올려라!

요즘은 포토샵 후보정 덕분에 카메라에서 화이트밸런스 설정할 일이 많이 줄어 들었지만 화이트밸런스는 무척 중요합니다. 그만큼 상황에 맞도록 완벽하게 설정하기도 힘들구요. 특히 노을을 찍는데 있어 화이트밸런스는 더더욱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화이트밸런스 모드를 풍경이나 그늘 모드로 놓고 찍곤 하는데 아무래도 빨간 색감을 얻기에는 색온도를 조절하는 법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색온도는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없이 메뉴에 보면 '색온도 설정'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통 디폴트는 5000~6000K 사이로 지정되어 있는데 K값을 올릴 수록 빨갛고 뜨거운 색, K값을 낮출 수록 파랗고 차가운 색으로 찍힙니다. 붉고 뜨거운 색감이 필요한 노을 사진에서는 아무래도 색온도값을 올리고 찍으면 좋겠지요. 위 사진을 보시면 왼쪽은 그냥 오토화이트밸런스로, 오른쪽은 색온도를 8000K대까지 인위적으로 올리고 찍은 사진입니다. 물론 무보정이구요. 오른쪽이 확연히 색감이 붉습니다. 하지만 너무 올렸다간 인공적인 부자연스러운 색감이 나올 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6. 풍경이라고 광각렌즈만 좋은 건 아니다. 망원으로도 찍어 보자!

노을 지는 하늘을 시원하게 담기 위해선 아무래도 광각 렌즈가 좋습니다. 하지만 노을 사진이라고 꼭 넓게만 찍으란 법은 없지요. 오히려 유명한 노을 사진들 중에선 망원으로 쭉 당겨서 찍은 사진이 더 많습니다. 석양을 배경으로 날아가는 철새들, 석양과 함께 쓸쓸히 서 있는 노인의 실루엣, 피사체를 태워버릴 듯이 불타는 지는 해의 오메가(오메가는 태양의 모습이 그리스어 'Ω(오메가)'와 닮은 모습을 연출할 때를 지칭하는 사진속어입니다.)를 표현하기에 광각렌즈는 적당하지 않지요.

위 사진은 서해 놀러갔을 때 석양의 모습이 하도 강렬해서 최대한 당겨찍는다고 찍은 사진입니다만... 저는 초점거리가 긴 망원렌즈가 없어서...ㅜ.ㅠ(사진은 135mm 단렌즈입니다.) 아무튼... 망원렌즈가 있다면 꼭 챙깁시다.^^;; 렌즈 두 개를 가지고 가기가 무거워서 싫다면 줌 기능 빠방한 똑딱이나 하이엔드 카메라를 가져가세요. 얼마든지 광각과 망원사진 둘 다 건질 수 있습니다.


7. 예보관 뺨치게 기상 현상을 공부하자!

아무리 고수라 할 지라도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도 날씨에 대해 훤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웬 뜬금없는 삼국지 이야기?-ㅅ-;;) 험험! 아무튼 멋지게 노을 지는 날 사진을 찍어야 좋은 노을 사진을 남길 수 있겠죠. 하지만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멋진 노을은 일 년에 자주 만나기 힘듭니다. 특히나 노을 사진 찍기 좋다는 명소에 몇 시간 차를 몰고 갔는데 비가 온다거나 온통 회색 하늘이라면 정말 울고 싶겠죠. 저 역시 그런 경험이 많습니다~ㅜ.ㅠ "노을 사진은 운칠기삼"이란 말도 있긴 하지만 진정한 고수님들은 왠만한 일기예보관보다 기상 현상에 대해 더 빠삭하시더라구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하늘을 보면 오늘 날씨가 어떻겠구나...란 걸 아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정말 사진계의 제갈공명들이시죠.)

주워들은 지식과 짧은 경험으로나마 노을이 어떤 날 좋냐면... 일단 너무 맑아도 너무 흐려도 안 되고 하늘에 높은 새털구름이나 잘 뭉쳐진 뭉게구름이 낮에 있다면 노을이 좋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이라도 오후쯤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쨍한 햇살이 비친다면  그 날도 노을이 좋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계절적으로는 봄이나 여름보다는 하늘이 높은 가을이나 겨울이 더 멋진 노을을 연출한다고 합니다. 황사가 많은 봄철은 최악의 시기라고 하지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노을은 무지 추웠던 1월의 강화도 장화리 해변이었는데... 역시 하느님은 멋진 풍경을 그냥 쉽게 보여 주진 않는 것 같습니다.^^;; 예상치 않은 변수도 많은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은 한참 예전에 인천 영종도에 회 먹으러 갔을 때 똑딱이로 찍은 건데 하루종일 폭풍우가 치고 무시무시한 기상현상을 보여주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해가 지기 직전 아주 살짝살짝 하늘이 개이더니 저렇게 보기 드문 빛내림 하늘을 보여주더군요. 폭풍우 치는 날 노을사진을 찍게 되다... 황당한 일이었지만 뭐 사진 찍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을 수 밖에요.^^ 아무튼 아직 기상현상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지라... 멋진 노을을 만날 수 있길... 예수부처공자알라신께 빌고 또 빌 따름입니다~ㅜ.ㅠ


8. 귀가길엔 꼭 카메라, 삼각대를 지참하자! 

노을사진은 왠만큼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다 아는 명소가 꼭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남 순천만, 강화도 장화리, 인천 영종도, 충남 태안반도 등등... 바닷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전국 어디서 가든 맘 먹고 가야 찍을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게다가 시간도 맞춰야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그렇게 맘 먹고 찍는 것도 좋지만 의외로 일상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멋진 노을을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일상을 마치고 집이나 약속 장소로 가는 길에 그런 경험을 하곤 하지요. "야~ 오늘 저녁 하늘 죽이네!"라고 감탄을 연발하다 문득 카메라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분통이 터집니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경험을 한 두번 한 게 아니지요. 특히 주위에 차를 세우기 힘든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서 운전을 할 때마다 왜 그리 저녁하늘은 멋진지... 애석하기 그지없었습니다~ㅜ.ㅠ

뭐 그런 경우야 어쩔 수 없다 치고... 걸어서 가는 귀가길이라면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습관을 가집시다. 노을은 불과 몇십분, 그 절정은 몇 분 밖에 안 됩니다. 일년에 쉽게 만날 수 없는 하늘을 장비가 없어서 못 찍는 일은 없어야겠지요.^^ 특히 감성이 살아있는 노을 사진은 일상의 도심이나 골목, 들판에서 얻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런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 항상 카메라를 들고 다니려는데 맘처럼 안 되네요.^^;; 그리고 삼각대도 지참했다면 금상첨화겠지요. 흔히 노을사진과 야경사진을 구분하곤 하는데... 야경사진의 황금시간은 노을이 질 때부터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의 시간입니다.

노을빛이 살아있으면서 반짝반짝거리는 불빛을 담으면 야경사진이 훨씬 더 멋지게 나오거든요. 삼각대가 있다면 빛은 빛대로 살려주면서 충분한 노출 시간을 얻기가 훨씬 수월하겠지요. 위 사진은 퇴근길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노을이 그렇게 잘 나오진 않았지만 해질 무렵의 하늘과 함께 빌딩과 차량의 불빛이 잘 어우러진 것 같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그날은 삼각대를 들고 나와서 맘에 드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상 주절이주절이 잘 알지도 못하는 글들을 적었습니다. 예제에 쓴 사진도 함량미달이구요. 그래도 저 역시 좀 더 멋진 노을사진을 찍고자 스스로 공부하는 마음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들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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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지루박멸탐구생활 우쓰라(http://woosr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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