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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탐구생활-우리나라

일상 속의 미술갤러리, 통영 동피랑 마을 가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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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의 마을, 통영 동피랑 마을의 벽화 구경하기"


요즘 하늘이 한참 좋고, 슬슬 시원해지는 게 작년 계절 좋을 때 통영 놀러간 기억이 떠올라 새삼 색다를 곳도 아니지만, 이 계절에 가면 좋을 동피랑 마을 포스팅을 살짝콩 올려봅니다. 아직 통영 안 가보신 분들은 더 더워지기 전에 꼭 가보시길. 괜히 동양의 나폴리가 아니랍니다^ㅅ^ 

최근 한국의 몽마르뜨 언덕이라 불리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끄는 작은 동네가 있습니다. 경남 통영시에 있는 동피랑 마을이란 곳인데요. 사실 이곳은 2007년까지 철거 위기에 처한 달동네였습니다. 그러나 통영 시내가 한눈에 굽이보이는 볼록한 언덕에 자리 잡은 이 동네가 철거될 것을 아쉬워한 지역 문화인들을 중심으로 그해 10월 벽화축제가 열렸답니다. 옹기종기 붙어있는 집들의 벽이며 담벼락에 예쁜 벽화들을 그려 넣은 거죠.

그러자 의외의(?) 일이 생겼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물론 멀리서까지 이 벽화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마을이 가득차고 축제가 끝난 뒤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았던 거죠. 멀리 바다가 보이는 수려한 풍경과 함께 끊임없이 펼쳐지는 아기자기한 벽화들이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광을 탄생시킨 겁니다. 덕분에 철거는 미뤄졌고, 이 공간을 살리자며 벽화를 그리기 위해 동피랑 마을을 찾는 미술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답니다. 우연한 계기로 인해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된 셈이죠.

동피랑 마을은 정말 아담한 마을입니다. 강구안이란 항구에서 중앙시장을 지나 조금만 올라가다보면 동피랑 마을 입구가 시작되는데 거기서부터 벽화를 만날 수 있답니다. 50m 정도 높이의 꼭대기까지 빈 공간을 찾아볼 수 없게 벽화들이 빼곡한데 대충 어림잡아 50개가 넘는 벽화들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회화에 가까운 정밀한 그림부터 만화를 연상시키는 원색의 일러스트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고 공존과 소통, 자유와 해방 등 벽화에 담긴 주제도 다양하지요. 실로 마을 전체가 커다란 미술 갤러리가 된 셈이죠. 나지막한 언덕을 천천히 걸어가며 끊임없이 펼쳐지는 조그만 벽화 갤러리 ‘동피안’. 마치 동화 속의 친근한 마을길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동피안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소개해 봅니다.^^





고기잡이 배들이 잔뜩 정박해있는 '강구안' 에서 중앙시장 가는 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곧 쉽사리
'동피랑로'란 이정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조금만 올라가면 금방 동피랑 마을에 도달하지만...
행여 길눈 어두운 방문객 다른 곳으로 지나칠까 요렇게 친절한 심슨 아저씨가 안내를 해 주네요^^



참! 동피랑 마을로 올라가기 직전 오른편의 활어횟집이 있는 골목길을 보면 이렇게 정겨운
전자오락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정말 언제부터 이런 모습으로 있었던 걸까요?
어릴적 50원짜리 동전에 목을 메며 갤로그니, 스트리트 파이터를 하던 추억에 잠깁니다^^



동피랑 마을 같은 언덕동네에는 항상 이렇게 친근한 강아지들이 자주 눈에 띕니다. 반가운듯, 두려운듯 여행객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귀엽다고 개들에게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건 좋지 않아요. 소심한 녀석들은 낯선 사람들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밥도 잘 못 먹는데요. 그냥 정겨운 눈길 한번 주고 지나치는 게 그네들을 위한 배려겠지요.



동피랑 마을은 무척 작고 아담한 곳이예요. 어디가 입구라고도 할 것 없이 좁은 골목길을 따라 벽화가 펼쳐집니다.
바다의 도시 통영답게 눈도 가슴도 뜨겁게 하트 모양인 초록물고기가 반겨주네요^^



물고기 외에도 다양한 동물들이 익살스럽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벽 속에서 살아숨쉬고 있지만
역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것은 물고기들입니다.
2개의 세상이 공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저만의 착각이려나^^;



갤러리에서 미술품을 감상하는 방법이 사람마다 틀리듯 동피안의 벽화를 감상하는 방법도 저마다 틀리겠지요.
가까이서도 보고, 멀리서도 보고, 쪼그려 앉아서 올려다도 보고, 사진에서처럼 구석 깊숙이 들어가
공간의 배치가 선사해주는 색다른 구의 맛도 느껴봅니다^^ 



개발의 열풍에 휘말려 사라질 뻔한 위기를 겪은 동피랑 마을.
그런 동피랑을 살리자고, 그리고 같이 공존할 수 없냐며
벽화 속의 펭귄과 도미(그냥 잡어일까요?^^;),
나비, 그리고 잉꼬가 함께 인간들을 향해 메시지를 전하는 듯 하는 그림도 보고.



팔을 벌리면 가릴 수 있을 듯 작은 벽에 펼쳐진
환타지한 벽화들을 보면서 느릿느릿 골목길을 올라가다가 문득...



...고개를 바다 쪽으로 돌려보면 탁 트인 통영 앞바다가 눈에 펼쳐집니다.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며 독특한 풍광을 자랑하는 항구도시 통영의 진면목도 느껴봅니다.
멀리 강구안을 향해 들어오는 배가 눈에 콕 박히네요^^



동피랑 마을에 있는 벽화들의 특징은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가 실제로 주민들이 살고 계시는 집의 벽이나 담벼락이란 거죠.
그렇다 보니 사진을 찍을 때는 최대한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이 가지 않도록 조용히 찍어야 한답니다. 사진에서처럼
너무나 이쁜 풍경이지만 이 곳에 주민 분들이 살고 계시다는 걸 절대 잊으면 안 되겠죠. 기분에 들떠 벌이는 소란은 금지!!!



그래도 이런 '빤따스띡'한 그림을 보면 저절로 터지는 탄성을 막을 순 없지요.^^;;
코끼리 아저씨가 입김을 부니 예쁜 꽃들이 피어나네요.^^
이런 예쁜 담을 가진 집에 사는 기분 참 좋을 거 같습니다.



홍대니 대학로니... 서울의 명소에 있는 벽화들에 비하면 소박한 그림들이지만
어쩜 이 동피랑이란 공간과 조화를 잘 이루는지...



벽화가 없었음 참 무미건조해보이거나 옹색해 보였을 이 공간이... 참으로 사랑스러워 보입니다^^



벽화의 힘은 고무 다라이 위에는 예쁜 동백꽃이 피어나게 하고 어두운 회색 담벼락에는 하얀 새싹이 돋아나게 하죠.



허름한 슬레이트 지붕 아래 그려진 기타 치는 소녀는 구스타브 클림트가 그린 인물들보다 더 빛나 보입니다. 



이런 벽화들을 그린 이들이 누굴까 궁금하다면 가까이 다가가 이름을 찾아보면 되겠죠.
유명한 미술가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미술을 전공하는 미술학도들이래요.



아무튼 여느 세련되고 우아한 미술관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벽화 감상...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잠시나마 동심에 젖어 흐뭇한 기분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요^^

 

벽화 감상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 '안녕'이란 인사를 건네는 벽화 속 캐릭터가 눈에 밟힙니다.
아쉽긴 하지만... 언제고마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넌지시 건네봅니다.
이 녀석이 없어질 수도 있겠지만... 또 새로운 벽화들이 동피랑 마을에는 그려질 거고
그때는 또다른 갤러리를 찾는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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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참참! 요것만은 꼭 지켜주세요!◐

동피랑 마을은 실제로 30여가구의 주민들이 살고 계신 곳입니다. 철거 위기에 놓였다 벽화 덕분에 마을이 다시 활기를 찾게 되어 주민들이 좋아하시지만 에티켓 없는 방문자들 때문에 주민들이 곤혹을 겪으실 때도 많아요. 바로 사생활 침해 문제인데요. 사진을 찍겠다고 집안을 기웃거리고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요. 심지어 낯선 사람들에 대한 스트레스로 밥을 안먹는 개도 생겨났다고 해요. 동피랑 마을은 관광지기 이전에 사람이 사는 마을이랍니다. 조용하게 벽화를 감상하고, 주민이 사는 집 안은 기웃거리지 않으며, 마주치는 동네 주민들께는 따뜻한 인사하기! 좋은 사진을 찍겠다는 마음보다 꼭 먼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자 동피랑 마을을 방문할 때의 기본 에티켓이랍니다!



◐또 참! 동피랑 마을은 어떻게 가나요?◑

벽화 소개에 흠뻑 빠지다 보니 정작 중요한 동피랑 마을 가는 방법을 적지도 않고 포스팅을 마무리 할뻔 했네요^^;; 일단 경남 통영으로 가는 방법부터! 통영은 무척 먼 남해안 도시지만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전국 어느 도시에서도 쉽게 갈 수 있는 사통팔달 도시가 되었답니다. 서울에서 차를 몰고 가도 길이 안 막힌다면 4시간 정도면 갈 수 있고 대중교통도 자주 있는 편입니다. 통영시외터미널에서 동피랑 마을은 제법 먼 편이지만 시내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무리없이 갈 수 있고, 통영이 볼거리, 즐길거리가 무척 많은 도시라...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보면 통영의 중심에 있는 편인 동피랑 마을은 쉽게 찾을 수 있답니다. 운전을 해서 찾아가는 분들이라면 네비게이션에 통영시민문화회관을 입력하시고 찾아가면 손쉽게 찾아가실 수 있어요. 주차는 동피랑 마을에 하려 하시지 말고 시민문화회관에 올라가기 전에 있는 공원의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시면 된답니다. 주차요금도 30분에 500원으로 무척 저렴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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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지루박멸탐구생활 우쓰라 (http://woosra.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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