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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탐구생활-베스트

"람보는 총 몇 명을 죽였나?"-람보 시리즈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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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는 총 몇 명을 죽였나?"


야구에도 프랜차이즈 스타가 있듯이 영화에도 프랜차이즈 영화가 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비롯해, 초장수 TV 프랜차이즈물이었던 <스타트랙>의 극장판까지. 최근 그 옛날 왕년의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21세기 관객들에게 선을 보이기 위해 스탠바이 중인데, 20세기에 유년 시절을 보낸 나같은 이들에게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귀환은 꽤나 반갑고도 흥미로운 이슈다.

사실 프랜차이즈 영화는 '우려먹기'의 진수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반복해서 새로운 시리즈를 낼 수 있다는 것은 그 콘텐츠의 우수성과 생명력을 증명해주는 방증이라 할 수 있겠다. 사실 프랜차이즈란 칭호를 얻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1탄이 아무리 인기있었다 한들, 2탄, 3탄에서 삐끗해버리면 마지막 시리즈를 삼류 삐끕 영화로 초라하게 마무리하며 그 생명력이 끝나는 영화가 부지기수거든.

그런 의미에서 오랜 공백이 있었다 한들, 리메이크부더 다시 시작한다 한들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한채 다시 새로운 관객들을 만나는 프랜차이즈 영화들의 가치는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콘텐츠를 만들고 만지고 다루는 나 같은 이에게도 '프랜차이즈'를 기획하고 만들어낸다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 그리하야 지루박멸연구센타에 새롭게 탄생한 코너. 바로 이름하야 "프랜차이즈 대탐구" 되시겠따!+ㅅ+;;

그 첫 주인공은 최근 브라질과 불가리아에서 새 영화 <익스펜더블>을 촬영 중인 실베스터 스텔론의 "람보 시리즈". <익스펜더블>을 마무리하자마자 곧바로 <람보5>를 찍기로 했다는데... 어느덧 환갑을 훌쩍 넘긴 왕년의 액숀스타 실베스타 스탤론 옹이 열정과 체력이 놀랍기만 하다. 이미 작년 20년만에 부활시킨 <람보4>을 찍으며 욕이란 욕은 다 얻어먹은 그지만 꿋꿋이 30년이 다 되어가는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 스탤론 옹의 욕망과 의지 또한 놀라울 수밖에. 같은 시대의 액션 라이벌있던 아놀드 슈월츠제네거가 정치를 하며 새로운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관객이 되어버린 시점에, 여전히 자신의 프랜차이즈물에 주인공으로 출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쳐줄만하다.


사실 람보는 스탤론의 또다른 페르소나인 록키에 비해 굉장히 '불쌍한' 캐릭터이다. 비참한 태생배경은 비슷하지만 록키는 시리즈 속에서 어떻게든 화려한 스포라이트를 받고 그의 열정이나 실력을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면 람보는 그에 완전히 반대되는 '토사구팽'의 삶을 살았거든. 스탤론 역시 록키보다는 람보에 연민을 느끼는지 어떻게든 더 늙기 전에 화려하게 복귀전을 치르며 끝내 명예를 지켜낸 록키처럼 람보에게도 그런 명예를 주고 싶은 게 아닌지... 개인적으로도 람보란 캐릭터에 대해 굉장한 연민을 갖고 있기에, 시대착오적인 인종폄하(아무리 미얀마 정부군이 나쁜 짓을 많이 한다 하지만....-ㅅ-;) 지나치게 선정적인 폭력성, 과장된 초인적 능력 등등... 지난 해 개봉한 <람보4>가 안고 있었던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 람보의 귀환은 무척 반가웠더랬다.

내년쯤이면 또다시 돌아올 1947년생 '환갑히어로'의 귀환을 또다시 기대해보며 "프랜차이즈 대탐구"의 첫번째 시간! 오늘은 람보 시리즈 1~4까지의 줄거리와 체크 포인트, 그가 사용한 무기의 변천사 등을 살짝콩 훑어보며 사족으로 그는 시리즈에서 총 몇 명의 '나쁜 놈'을 죽였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수치적 자료는 작년 <람보4>가 개봉할 즈음 나왔던 미국 <LA 타임즈>의 기사를 인용했다.)
 

1.<람보: 퍼스트 블러드>
제작년도: 1983년 / 감독: 테드 코체프 / 출연: 실베스터 스탤론,
리차드 크레나 / 러닝타임: 97분 / 흥행수입: 1억 2500만 달러

▶줄거리 : 나바호 인디언의 후손인 아버지와 독일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존 람보. 타고난 신체능력 덕분에 트로트먼 대령의 눈에 띄어 그린베레로 차출된 람보는 베트남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한다. 전장에서 돌아온 람보는 전장의 용사인 자신을 따사로이 맞아주지 않는 고국의 분위기에 외로움을 느끼고 급기야 옛 전우가 사는 오리곤 주의 한 시골마을을 찾아가는데. 하지만 친구는 이미 암으로 죽었고 마을 보안관 윌 티즐은 그를 부랑자로 취급해 막무가내로 체포한다. 취조를 당하던 중 베트남에서 고문을 당하던 악몽이 떠올라 시쳇말로 ‘빡 돌아버린’ 그는 경찰서를 때려 부순 다음 탈출한다. 산으로 도망친 그는 경찰과 대치하게 되고 급기야 ‘짱돌’을 던져 헬기에 타고 있던 경찰 한 명을 죽이고 만다. 그의 ‘퍼스트 블러드’가 시작된 셈. 역시 ‘빡 돌아버린’ 윌 보안관은 주 경비대까지 동원해 람보를 죽이려 하는데….

▶체크 포인트 : 베트남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모르지만 1편에서의 람보는 손에 피를 묻히기 원하지 않는다. 밀이나 재배하며 얌전히 살고 싶었던 그를 살육의 세계로 몰아세운 건 베트남 참전자를 바라보는 미국 사회의 편견이다. 액션영화라기보단 ‘람보’라는 고독한 전쟁영웅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휴먼 드라마에 가깝다. 영화에서 람보는 1947년생으로 나오는데 실제 실베스터 스탤론과 동갑.

▶람보가 사용한 무기 : M60 기관총, 단검, 짱돌, 부비트랩 등. 어쨌거나 이때는 참 소박하다.

▶람보가 죽인 사람 수 : 헬기에서 객기부리다 죽은 보안관 단 1명. 그것도 미필적 고의에 가깝다. 수백 명의 군관 합동토벌대를 상대하면서, 또 M60이란 살벌한 무기를 사용하면서 단 1명만 죽인 걸 보면 1편의 람보는 평화주의자. 









2.<람보: 퍼스트 블러드 Ⅱ>
제작년도: 1985년 / 감독: 조지 P. 코스마토스 / 출연: 실베스타 스탤론,
리차드 크레나 / 러닝타임 : 97분 / 흥행수입: 3억 달러 

▶줄거리 : 1편에서 저지른 사고로 수감 생활을 하던 람보. 그의 정신적 스승인 트로트먼 대령은 사면을 조건으로 종전은 되었지만 아직 미군 포로들이 잡혀있는 베트남 포로수용소에 잠입해 사진을 찍어오라는 임무를 맡긴다. 사실 CIA의 비열한 음모가 개입된 임무였지만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람보는 현장에서 옛 동료인 반크스를 만나고. 사진만 찍어오라는 임무는 망각한 채 정의감에 불타 옛 동료를 구출하려 하는데…. 그러던 중 그를 도와주던 연락원 소녀 코 바오가 무참히 죽음을 당하고 또다시 ‘빡 돌아버린’ 그는 본격적인 대살육전을 펼친다.

▶체크 포인트 : 제임스 카메론이 실베스터 스탤론과 공동으로 각본을 썼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1편에 비해 폭발적인 흥행 성적을 기록한 2편은 당시 미국 대통령 레이건의 맘을 쏙 빼앗아 버렸다. 1985년 6월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 의해 미국 여객기가 납치되었는데 레이건이 ‘람보를 파견해 중동을 쑥대밭으로 만들겠다’라고 농담 아닌 농담으로 얘기했을 정도. 어쩌면 냉전의 말미를 치닫고 있던 국제상황이나 극우보수파가 정권을 잡고 있던 당시 미국의 분위기에서 성공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는 영화였을 것이다.(참고로 베트콩 게릴라들을 지휘하던 수용소장은 소련군 대령 포도프스키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 람보 시리즈를 통틀어 그가 유일하게 연정을 품은 여인(코 바오)이 나오는데 짧은 키스가 끝나자마자 그녀는 죽고 만다. 어쨌거나 람보는 연애는 잼병이란 사실!

▶람보가 사용한 무기 : 본격적으로 중화기들이 등장한다. 포스터를 장식했던 로켓 런쳐, 사람의 몸속에서 터지는 폭탄 화살, M60기관총 등등.

▶람보가 죽인 사람 수 : <LA 타임즈>의 신빙성 있는 분석에 따르면(이걸 일일이 센 노력이 가상하다. 3,4편 수치 분석도 마찬가지) 2편에서 람보가 죽인 ‘나쁜놈’은 58명이다. 조연급 캐릭터가 함께 죽인 ‘나쁜놈’은 10명. 도합 68명이 2편에서 죽은 셈. 참고로 람보가 웃통을 벗은 채로 죽인 ‘나쁜놈’이 46명으로 셔츠를 입은 채로 죽인 12명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젖꼭지를 드러내야 살상력이 더 강해지나 보다.









3.<람보 Ⅲ>
제작년도: 1988년 / 감독: 피터 맥도날드 / 출연: 실베스타 스탤론,
리차드 크레나 / 러닝타임 : 101분 / 흥행수입: 1억 8천 9백만 달러 

▶줄거리 : “이제 다시는 국가의 꼭두각시가 되지 않겠다”며 태국의 한 사원에 은둔해 버린 람보. 하지만 국가는 다시 그를 찾는다. 또다시 그를 꼬드기는 건 역시나 트로트먼 대령. 이제는 말로 안 되니 스스로 아프가니스탄에 가 소련군의 포로가 되어 버린다. 울며 겨자 먹기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는 람보. 하지만 막상 도착한 그곳에서 람보는 물 만난 고기마냥 살육의 진수를 보여주는데….

▶체크 포인트 : 이미 초인이었던 람보가 ‘슈퍼 사이어인’이 된다. 맨손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오르고, 배에 박힌 총알을 쑥 빼고 화약으로 태워 소독(?)한다. 그리곤 멀쩡하게 날아다니며 에네르기파를 쏘듯 로켓을 발사한다. 지금은 미국이 깡그리 없애버리겠다는 이슬람 과격파 ‘무자헤딘’이 당시에는 미국이 도와주는 존재로 나오는 것도 흥미롭다.(무자헤딘 역시 람보를 ‘친절하게’ 도와준다.)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련군에 대항하는 존재들이 무자헤딘이었으니 당연한 구도다. 21세기에 들어 람보가 아프가니스탄을 갔다면 섬멸해야 할 대상은 소련군이 아니라 무자헤딘이다.

▶람보가 사용한 무기 : 여전히 로켓 런쳐, 폭탄 화살, M60 기관총 등을 사용. 아프가니스탄의 황량한 사막을 질주하던 튼튼한 말도 무기 이상의 역할을 한다. 마지막은 적군의 탱크로 마무리.

▶람보가 죽인 사람 수 : 람보가 죽인 ‘나쁜놈’인 소련군의 수는 78명. 람보의 친구들이 죽인 ‘나쁜놈’의 수는 17명. ‘나쁜놈들’이 죽인 우리 편은 37명. 지금의 아프가니스탄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람보가 죽인 ‘나쁜놈’의 수는 37명이겠지.-ㅅ-; 이번에는 셔츠를 입었을 때와 벗었을 때 죽인 비율이 비슷하다.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옷으로 가려야 할 부분이 늘었나 보다.









4.<람보4: 라스트 블러드>
제작년도: 2008년 / 감독: 실베스타 스탤론 / 출연: 실베스타 스탤론,
줄리 벤즈 / 러닝타임 : 91분 / 흥행수입: 미국에서만 1300만달러

▶줄거리 : 자그마치 20년 동안 태국의 한 시골마을에 ‘짱박힌’ 람보. 낚시나 하고 뱀이나 잡으며 땅꾼으로 사는 고요한 삶에 만족하던 그에게 선교사들이 찾아온다. 군부의 독재에 시달리고 있는 버마 국민들을 도와줘야 하는데 그들을 버마까지 안내해 달라는 것. 대표로 트로트먼 대령보다는 몇 백배는 팽팽한 아름다운 여인이 도와달라는데 어쩌랴. 어쩌면 딸을 보는 측은한 심정으로 그들의 안내자가 되어 버마로 향하는 람보. 중간에 악독한 해적들도 물리치고 무사히 그들을 인도해주지만 아뿔사! 미얀마 정부군이 그들을 납치해 버린 것. 람보, 환갑이 넘는 고목에 다시 뜨거운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체크 포인트 : 3편까지 람보를 꼬드기는 결정적 원흉이었던 트로트먼 대령은 역을 연기했던 리차드 크레나가 2003년 췌장암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가 살아있었다 하더라도 버마까지 노구를 이끌고 찾아오긴 벅찼을 듯. 20년 동안 쉬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도 했었는지 람보는 한층 더 잔인해진다. 그래서 미국 개봉 당시에 110분이 넘던 러닝타임이 한국 개봉에서는 91분이다. 잘린 채로도 충분히 잔인하다 느꼈는데 도대체 원본은 얼마나 잔인했던 걸까.

▶람보가 사용한 무기 : 연륜이 쌓인 만큼 그가 쓰는 무기도 자연친화적(?)이 되었다. 2차세계대전 때 버려졌던 불발탄을 사용하는 재활용 정신도 보여준다. 뭐니해도 가장 무시무시한 무기는 악력! 손아귀 힘을 이용해 적의 목을 뜯어버린다. 미얀마 군부의 무기였던 M2 브라우닝 기관총은 람보의 손에 들어가자 사람을 전신분해시키는 악마 같은 무기로 탈바꿈한다.

▶람보가 죽인 사람 수 : 람보가 죽인 ‘나쁜놈’의 수는 83명. 람보의 친구들이 죽인 ‘나쁜놈’의 수는 40명이다. ‘나쁜놈들’에게 죽은 우리 편도 103명으로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 흥미로운 건 이번에는 웃통을 벗고 죽인 ‘나쁜놈’이 한 명도 없다. 환갑이 넘은 그의 몸은 이제 가릴 곳 천지다.




 

*1편에서 4편까지의 사망자 수를 집계해보면 람보가 죽인 ‘나쁜놈’의 수는 총 220명이다. 영화에서는 안 나오지만 젊은 시절 베트남에서 죽인 적의 수도 꽤 되리라. 실로 가공할만한 살인자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가 그 숱한 목숨들을 죽이고 싶어서 죽였겠으랴.+ㅅ+;;

아무튼 이렇게 이렇게 손에 무수히 피를 묻혀 가며 실베스타 스탤론의 어두운 페르소나로서 30년을 살아온 람보. 스탤론 옹이 현재 제작 중인 5탄에서 과연 람보에게 어떤 식의 인생 피날레를 선사해 줄지 궁금하기만 한데... 사실 작년 4탄을 끝으로 람보가 평화로운 노후를 보내길 바랬으나, 정말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등장한다니 시대를 풍미한 희대의 액션히어로가 어떻게 자신의 숙명을 마무리할지 흥미롭게 기대해보기로 하자.^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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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지루박멸탐구생활 우쓰라 (http://woosra.tistor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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